부산점자도서관

2023년 전국 시각장애인 시, 수필 공모전-‘문학으로 세상을 잇다’ 결과 안내

  9월 29일자로 마감한 2023년 전국 시각장애인 시, 수필 공모전 심사결과를 발표해 드리겠습니다. 이번 공모에는 수필 15편, 시 23편으로 총 38명 38편이 응모되었으며, 대상 1편, 최우수 1편, 우수 1편, 장려 2편이 선정되었습니다.

  대상에 선정되신 분은 <쉼이란>을 써주신 부산광역시 해운대구 김*옥님 입니다. ‘쉼이란 지나친 욕망에서 벗어나 문화적 저항 속에 이루어진다는 점을 초점을 흐리지 않고 잘 끌어갔습니다. ‘쉼’이란 자주 이야기되는 주제이나 다양한 관점을 끌어와 밀도 있는 문장으로 자신의 생각을 펼친 좋은 글입니다.’ 라는 평을 받으셨습니다.

  최우수에 선정되신 분은 <물렁한 숨>을 써주신 충청남도 아산시 이*진님 입니다. ‘진흙에 피어도 흙을 묻히지 않는 연꽃의 뿌리가 연상됩니다. 딱딱한 숨, 냉대와 폭력이 난무하는 세상에서 물렁하고 부드러운 것들의 힘을 전해줍니다. 굴삭기라는 차가운 기계문명과 흙과 지렁이라는 온기 있는 자연이 대조를 이루어 형상화한 훌륭한 시입니다.’라는 평을 받으셨습니다.

  우수에 선정되신 분은 <되찾은 위로>를 써주신 서울특별시 강동구 김*영님입니다. ‘세상과 음악을 색으로 보는 심안을 담담하고도 아름다운 필치로 그려냅니다. 자신만이 세상에서 외롭고 힘든 존재라고 생각하지 않고 누구나 그렇다고 생각하는 마음의 여유가 독자의 마음을 데웁니다. 위로를 되찾게 된 삶에 따스한 박수를 보내드립니다.’라는 평을 받으셨습니다.

  장려에 선정되신 두 분은 <어느 피자집의 영업신고>를 써주신 경기도 부천시 정*수님과 <죽지 못하는 여자>를 써주신 부산광역시 부산진구 정*인님입니다. ‘정*수’님은 ‘마치 한 편의 짧은 콩트처럼 단단한 구성에 등장인물과 화자의 자연스러운 대사를 통해 드러나는 심리가 담백하게 읽힙니다. 매서운 동장군의 칼바람으로 시작해 칼바람의 날이 무디어졌고 햇살이 고개를 내어미는 것으로 결미를 마무리한 수미쌍관의 기교도 콩트의 그것처럼 돋보입니다.’라는 평을, ‘정*인’님은 ‘마침내 찬란한 어둠과 친해진 화자의 이야기가 직격으로 날아와 문학적으로 충격을 줍니다. 첫 연과 마지막 연의 연결에서 보이는 희망과 결단, 그 과정에서의 험난한 길이 고스란히 보여 독자의 한 사람으로 먹먹합니다. 용기를 잃지 말고 시적으로 좀 더 승화한 언어와 절제된 구성으로 마음의 빛을 향해 정진하시길 간절히 바랍니다.’라는 평을 받으셨습니다.

  입상하신 분께 축하를 드리며 소정의 상금을 보내 드리겠습니다.

  아울러 응모해주신 다른 분들께도 진심으로 감사를 드리며 수고해주신 심사위원 세 분께도 감사말씀 드립니다.

  * 심사 총평 전문

  자기 색은 글로써 드러납니다. 글을 쓴다는 것은 태어나면서 선고받은 종신형이라는 긴 터널을 지나가는 과정입니다. 고통과 슬픔과 기쁨이 뒤섞인 그 안에서 차가운 세상과 아직 화해하지 못한 감정을 투박한 언어로 드러내는 글도 나쁘지 않지만 세상(타인)에 대한 사랑과 믿음을 드러내는 글이 독자에게 더 큰 위로와 힘을 전한다는 건 두말할 나위 없습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터널을 통과하기 위해 자신과 화해하며 부단히 쓰고 사유하여야 합니다. 그 과정에서 자신을 보듬고 어느새 터널을 나왔을 때의 기쁨을 글로 전할 수 있게 될 것입니다. 정진해 주시길 당부드립니다.

  이번 응모작들은 특징적인 개성이 보이는 작품이 많았습니다. 모두 좋은 글이었기에 고심하여 수필 3편과 시 2편을 수상작으로 뽑았습니다. 특히 대상으로 뽑은 수필은 일상과 체험을 소재로 하는 경수필에서 벗어나 사유에 초점을 두는 중수필이란 점이 눈길 끌었습니다. 에세이 본래의 의미에 훨씬 닿아 있는 작품인 데다 논리 전개에 힘이 있고 설득력 있게 구성되어 이견이 없었습니다.

  수필은 문장의 치밀함, 단단한 구성력, 소재와 주제의 신선함과 설득력 등을 봅니다. 시는 시적감응과 절제미, 행과 연의 적절한 가름과 적확한 시어 등을 봅니다. 시와 수필 모두 세상을 향한 긍정적 시선과 예리한 직관은 필수입니다. 이점 유념하여 다음 응모에도 많은 참여를 바랍니다. 수상작에 들진 못했으나 아쉬움을 남긴 다른 작품들도 다음 기회에 또 다른 글로 만나고 싶습니다.

모두 박수 보내며 여러분들의 삶을 응원합니다!

심사위원 일동

* 문의전화 : 051-302-9010 (내선 1번)